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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 앞둔 벚나무 ‘무더기 절단’… 영덕군 행정에 주민들 강한 반발
  • 임기종 기자
  • 등록 2026-03-23 11:20:05
  • 수정 2026-03-23 11: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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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 강구면 화전리 지방도 914호선 일대에서 개화를 앞둔 벚나무가 가지치기 작업으로 대거 절단된 모습. 

경북 영덕군 지방도 914호선(강구~달산지구) 강구면 화전리 일대 도로변에 조성된 벚나무가 개화를 앞둔 시점에 대거 절단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구간은 수십 년 전 조성된 벚나무 가로수길로, 매년 봄이면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외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지역 명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이 일대 벚나무 가지가 대거 잘려나가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벚꽃 개화를 불과 며칠 앞두고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 시점에 작업이 진행된 점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작업은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상당수 나무가 훼손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주민 A씨는 “며칠만 지나면 아름다운 벚꽃이 만개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텐데, 왜 하필 지금 가지치기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진행된 행정에 큰 실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들도 “벚꽃길은 지역의 중요한 관광자원인데 행정이 그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영덕군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정작 기존 관광자원 관리에는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번 사태는 행정의 시기 판단 미흡과 소통 부족이 빚어낸 결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로수 관리 작업은 계절과 수목의 생육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며,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수목의 경우 지역사회와의 충분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번 가지치기는 풍력발전기 날개 운반과 관련해 업체 측 요청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덕군이 승인한 범위는 도로 양방향 벚나무 약 20그루 안팎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수령 30~40년가량의 가로수 벚나무 약 60~70그루가 절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허가 범위를 넘어 훼손된 가로수에 대해 영덕군이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하며, 불법 또는 부당한 훼손이 확인될 경우 피해 보상과 강력한 행정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영덕군 행정이 사업 추진의 우선순위와 절차를 다시 점검하고, 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보여주기식 행정보다 지역 현실과 시기를 고려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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