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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도심 침수 막는 ‘맨홀 거름망’ 확대 도입 시급
  • 임기종 기자
  • 등록 2026-02-12 10: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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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물받이 관리 부실… 담배꽁초·생활쓰레기 뒤덮여 “지자체 전면 설치 나서야”

집중호우 시 빗물받이가 담배꽁초와 생활쓰레기로 막혀 배수 기능을 상실한 모습. 침수 피해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초대형 태풍과 국지성 호우가 일상화되면서 도심 침수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와 환경단체는 침수 예방의 기본 시설인 빗물받이(맨홀) 관리 부실을 지적하며, 이물질을 사전에 차단하는 ‘맨홀 거름망’의 전면 확대 도입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도심 도로와 공원 주변에 설치된 빗물받이는 지하 오수와 빗물을 원활히 배출해 물 고임을 방지하는 핵심 배수시설이다. 폭우 시대에 도심 물난리를 막아주는 ‘1차 방어선’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상당수 지역에서 빗물받이와 하수구 내부가 담배꽁초와 생활쓰레기, 낙엽, 오물 등으로 뒤덮여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악취 차단을 이유로 고무판 등으로 덮어두면서 정기적인 점검과 청소가 이뤄지지 않아, 집중호우 시 배수 불량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빗물받이 막힘은 단순한 미관 문제가 아니라 침수 피해를 키우는 직접적 원인”이라며 “하수 역류와 도로 침수를 예방하려면 이물질을 사전에 걸러주는 장치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집중호우 시대,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는 맨홀 거름망 장치. 

최근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맨홀 거름망’이다. 가정의 싱크대 거름망과 같은 원리로 제작된 이 장치는 맨홀 내부에 설치돼 담배꽁초와 생활쓰레기 등 고형 이물질은 걸러내고, 빗물과 하수는 자연스럽게 하수관로로 흘러가도록 설계됐다.


거름망은 ▲배수 기능 유지 ▲하수관 막힘 예방 ▲악취 감소 ▲청소·관리 효율 향상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집중호우 시 배수 능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후위기 대응 시설로 평가받는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기록적 폭우와 태풍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빗물받이 관리 강화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며 “시·군 지자체가 시범지역을 지정해 설치 효과를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침수 피해 복구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사전 예방 시설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며 “맨홀 거름망은 적은 예산으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대표적인 선제 대응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빗물받이 전수 점검과 거름망 설치를 병행하는 ‘선제적 배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도심 저지대와 상습 침수 구역부터 우선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후위기 시대, 도심을 지키는 해법은 거창한 사업이 아니라 기본 시설의 철저한 관리와 실질적인 개선에서 출발한다. 폭우 이후의 복구가 아닌, 사전 예방 중심 행정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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